[월드&포토] 낡은 인형에 새 숨결 불어 넣는 베네수엘라 '인형병원'

[월드&포토] 낡은 인형에 새 숨결 불어 넣는 베네수엘라 '인형병원'
기부받은 헌 인형 수선해 어려운 아이들에게 선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탁자 위에 가득 놓인 인형들. 장난감 가게 진열대에 놓인 새 제품 같지만 사실 아이들이 한 번씩 갖고 놀던 헌 인형들입니다.
낡은 인형에 새 숨결을 불어 넣어 어려운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이곳,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봉제인형 병원'입니다.



21일(현지시간) EFE통신이 소개한 이 병원은 2017년 교사인 릴리안 글룩이 문을 열었습니다.
집안을 정리하다가 아이들이 갖고 놀던 낡은 인형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고, 내친김에 다른 이들로부터 헌 인형을 기부받아 깨끗하게 수선한 후 더 많은 아이에게 선물하기로 한 것입니다.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기부한 중고 인형들이 도착하면 40명의 자원봉사자가 '수술'을 시작합니다.



먼저 깨끗이 씻기고, 찢어진 곳은 봉합하고, 떨어진 눈이나 코를 '이식'하기도 합니다. 새 옷을 갈아입히고 향수까지 뿌린 후 전국 자선재단 등을 통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전달합니다.
지금까지 이 병원에서 새 생명을 얻어 새 주인을 만난 인형이 2만5천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전달된 인형에는 "난 다른 아이들과 놀았던 '경력' 봉제인형이야. 날 사랑하고 돌봐주면 나도 네게 똑같이 해줄게. 네가 크면 너처럼 날 아껴주고 나와 놀아줄 다른 아이에게 나를 주렴"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단순히 어려운 아이들에게 인형을 선물해 기쁨을 주는 것을 넘어 나눔과 재활용의 가치도 가르치는 것입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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