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훈춘(琿春)에서 대낮에 출현한 백두산 호랑이(중국 명칭 동북 호랑이)의 선명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https://img.wowtv.co.kr/YH/2021-12-22/AKR20211222071300097_02_i.jpg)
22일 하이커신문(海客新聞)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께 훈춘의 한 산길에서 촬영된 백두산 호랑이와의 조우 영상이 중국 검색 사이트 바이두에 올라왔다.
차량 안에서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36초 분량의 영상에는 선명하게 찍힌 호랑이 한 마리가 등장한다.
촬영자가 "현지인(本地人)이다" "길을 비켜달라" 소리쳤고 호랑이가 서서히 가로막고 있던 길에서 이동했다. 길옆 나무 사이로 자리를 잡은 호랑이는 촬영자 탑승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은 채 엎드려 있었다.
촬영자는 "산 정상에서 돌아오는 언덕에서 마주쳤다"며 "호랑이를 본 것은 처음이었고, 가장 가까웠을 때는 2m 거리에 불과했지만, 긴장되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은 야생 백두산 호랑이의 집단 서식지다.
지난 4월 23일 헤이룽장성 미산(密山)에서 야생 호랑이 한 마리가 주민을 공격하는 등 민가까지 침입해 주민에게 덤벼들고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잡아먹는 사례가 적지 않게 일어난다. 야행성이라 주로 한 밤 중에 활동하는 백두산 호랑이의 모습은 야생 동물 관찰을 위해 설치해놓은 폐쇄회로(CC)TV에 종종 포착되지만, 이번 영상처럼 대낮에 선명한 모습이 잡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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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2017년 이후 4년간 지린과 헤이룽장 일대 서식지 보호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이 지역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는 27마리에서 50마리로, 백두산 표범은 42마리에서 6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0월 지린과 헤이룽장 일대 1만4천100㎢를 백두산 호랑이 및 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했다. 규모는 서울 면적의 약 2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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