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위 순위 변동 없지만 모두 하락…명동-충무로 등 부동산 가치↓
9-10위는 서초와 강남 업무용지…명동-충무로가 10위권 싹쓸이한 올해와 대비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내년도 공시지가가 ㎡당 1억8천900만원으로 평가돼 19년째 '가장 비싼 땅'의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네이처리퍼블릭을 비롯한 명동의 상가 다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올해 대비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내년도 전국 표준지(토지) 공시지가 자료를 보면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로, ㎡당 공시지가가 1억8천900만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작년 2억650만원에 비해 8.5%(1천750만원) 내린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2004년부터 내년까지 19년째 전국 표준지 중에서 가장 비싼 땅의 자리를 지켰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토지의 가치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지의 공시지가가 내린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이 부지의 땅값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휘청이던 1999년에 20.96% 대폭 하락했었고, 국제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던 2009년에도 2.7% 내린 바 있다.
상위 1∼4위의 순위는 올해와 변동이 없지만, 모두 올해보다 공시지가가 5.8∼8.5% 내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의 ㎡당 공시지가는 올해 1억9천900만원에서 내년 1억8천750만원으로 5.8% 내리고, 3위인 충무로2가의 옛 유니클로 부지(300.1㎡)는 ㎡당 1억7천850만원에서 1억2천500만원으로 6.5% 낮아진다.
4위인 충무로2가의 화장품 가게 '토니모리'(71㎡) 부지도 1억8천500만원에서 1억7천만원으로 8.4%(1천550만원) 하락한다.
올해 10위권 밖에 있다가 내년에 5위에 오르는 명동2가의 상업용 토지(63.8㎡)는 ㎡당 1억8천2천500만원에서 1억6천800만원으로 내린다.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 자리는 모두 명동과 충무로 일대 상업지역 토지가 휩쓸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이들 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내년에는 9위와 10위 자리를 강남·서초 등 강남권에 내준다.
9위는 서초구 서초동 업무용지(662.2㎡)로 올해 ㎡당 1억1천310만원에서 내년 1억2천500만원으로 10.5% 오르고, 10위는 강남구 역삼동의 업무용지(747.7㎡)로 ㎡당 1억700만원에서 1억2천350만원으로 15.4% 상승한다.
내년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10.16%로, 올해(10.35%)보다 0.19%포인트(p) 내린다. 다만 올해 상승률이 2007년(12.40%)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였던 것을 감안하면 2년 연속으로 대폭 오르는 셈이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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