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71% 지워…70명 순찰팀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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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포털사이트인 야후 저팬에서 삭제된 댓글 중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표현인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가 꽤 많았던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야후 저팬을 운영하는 야후 주식회사가 전날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에 의하면 야후 뉴스 코너에는 한 달에 약 1천50만 건(올해 3월 기준)의 이용자 댓글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35만 건 정도가 삭제됐다.
삭제된 댓글 중 71%는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의해 처리됐다.
22%는 약 70명 규모로 24시간 활동하는 야후 측 순찰팀에 의해, 나머지 7%는 규칙 위반이라는 외부의 지적 등을 계기로 각각 삭제됐다.
AI에 의한 자동 삭제가 아니라 사람의 판단에 의해 처리된 것이 삭제된 뉴스 댓글의 29%인 셈이다.
사람이 판단한 사례를 표본 추출해 분석한 결과 65.4%가 불쾌감을 이유로 삭제됐으며 이 가운데 11.7%가 민족차별,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제시된 수치를 바탕으로 역산해보면 한 달에 약 8천 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이라는 판단에 따라 삭제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AI에 의해 삭제된 댓글들은 사유가 분석되지 않았으나 이를 포함하면 차별적인 콘텐츠라서 삭제 대상이 된 댓글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야후 관계자는 AI가 삭제한 댓글에도 차별적인 표현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스템이 삭제 이유를 구분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돼 세부 내역을 알 수 없었다고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명했다.
불쾌감을 유발해 삭제된 댓글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중상 비방과 과도한 비판(84.1%)이었다. 환산해보면 한 달에 5만 건이 넘는 수준이다.
네이버 지식인(iN)과 비슷한 서비스인 야후 '지에부쿠로'(知惠袋·지혜가 뛰어난 사람)에서는 한달에 게시물 약 450만 건 중 약 30만 건이 삭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야후가 게시물 삭제 수와 사유를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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