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년 상승률, 코스닥의 8.6배
바이오·인터넷·전기·전자 상승률 높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 코스피가 최근 20년 새 330% 넘게 오르고 시가총액도 8배로 커졌다.
예상과 달리 몸집이 무거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상승률이 코스닥지수의 8배를 넘었다.
20년간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인터넷산업이 활성화하면서 국내 증시 10위권 종목도 대거 바뀌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001년 말 693.70에서 전날 기준 2,984.48로 330.2% 올랐다. 시가총액은 253조원에서 2천200조원으로 늘어났다. 8.7배 불어난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10년 새 두 배로 뛰었지만 20년 전과 비교하면 722.10에서 전날 1,000.13으로 38.5% 오른 데 그쳤다. 20년 전 52조원이던 시총 규모는 8.4배인 436조원으로 늘어났다.
20년간 지수 상승률만 놓고 보면 코스피가 코스닥의 8.6배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은 코스피 상장이 어려운 벤처나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이 있는 유망주에 투자할 기회를 주자는 목적으로 탄생해 통상적으로 고위험·고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비중이 작고 단기 투자 중심의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90%로 압도적으로 높다.
또 미국 나스닥시장과 달리 코스닥에서 덩치를 키운 성장주들이 코스피로 이전해 장기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 대비로 보면 코스닥 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아야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외면 속에 블루칩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코스피로 빠져나가 성장 수혜를 입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 신뢰를 높여주고 우량 성장주들이 상장해 외국인과 기관, 대형 연기금의 투자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지난 20년간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인터넷, 전기·전자 등 관련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코스피에선 의약품(1,400%)과 의료정밀(1,200%), 전기·전자(875%)와 화학(855%)이 높은 성과를 냈다.
코스닥에선 종이·목재가 2,0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인터넷(1,100%)과 제약(1,000%) 주가가 10배를 넘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20년간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를 제외하고는 모두 교체됐다.
2001년 말 시총 상위 10위 종목은 삼성전자, SK텔레콤[017670], 한국통신공사(현 KT), 국민은행, 한국전력[015760], 포항제철(현 POSCO), 현대차, 신한지주[055550], LG전자[066570], 담배인삼공사(현 KT&G)였다.
10년 전에도 삼성전자, 현대차, POSCO[00549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329180], 신한지주, 한국전력, 삼성생명[032830] 등 비교적 전통 기업들이 상위권에서 증시를 호령했다.
하지만 최근 10년 새 지각변동이 이뤄지면서 바이오와 IT 인터넷 기업들이 전통 제조기업들을 밀어내고 상위권에 들었다.
10위권 내 새로 진입한 기업은 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카카오[035720], 삼성SDI[006400], 카카오뱅크[323410] 등이다. 은행주와 보험주, 한전과 KT&G와 같은 공기업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황 연구위원은 "경제구조가 변하면서 증시 대형주 구성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10년간 신성장산업 관련 기업 중심으로 대체되는 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에서 미국 나스닥시장만 압도적으로 올랐다"며 "기존 길목을 잡고 있는 플랫폼 등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지고 바이오산업이 덩치를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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