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이콧 선언 때와는 다른 반응
중일관계 변화 가능성 의식한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일본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 보이콧(정부 관리를 파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며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발표된 일본의 외교 보이콧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중국은 일본올림픽위원회 관련 인사와 일본 선수들이 중국에 와서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더욱 더 단결하자'는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고, 세계를 향해 간소하고, 안전하고, 멋진 올림픽을 선보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된 추가 질문에 거의 같은 답변을 반복하면서 "중일 양국이 상대방이 개최하는 올림픽과 스포츠의 비정치화를 지지하기로 한 약속을 일본 측이 제대로 이행하기를 희망하고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중국은 7∼8월 열린 도쿄 하계올림픽때 '체육부 장관'에 해당하는 국가체육총국 거우중원(苟仲文) 국장을 파견한 바 있다.
중국의 이번 반응은 이달 초 미국의 외교 보이콧 선언에 대한 반응과는 자못 다른 것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의 외교 보이콧 발표 직후인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 측에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 미국에 엄정한 교섭(항의)을 제기했고, 앞으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외교 보이콧에 대한 중국의 절제된 대응은 우선 중일관계를 의식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일본 정부가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에 거의 전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과거 집권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전임자와 다른 대 중국 정책을 펼 가능성을 감안한 대응일 수 있는 것이다.
또 미국발 보이콧의 동조세가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신감 또는 여유를 보이는 동시에 보이콧이 이슈화하는 것 자체를 피하려는 전략에 따른 대응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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