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친중진영 최대 정당 부대표 "낮은 투표율 아니다"

입력 2021-12-25 08:00  

홍콩 친중진영 최대 정당 부대표 "낮은 투표율 아니다"
입법회 19석 확보 민건련 부대표 홀든 초우 연합뉴스 인터뷰
"주택·빈부격차 고질 이슈들 해결할 수 있게 돼"
"새 선거제 홍콩과 일국양제에 적합"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135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했습니다. 저는 낮은 투표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콩에서 지난 19일 실시된 입법회(의회)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인 30.2%를 기록했지만 이번 선거 최대 승자인 홍콩 친중 진영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AB)의 홀든 초우(周浩鼎) 부주석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새로운 선거제에서 치러졌고, 과거 선거와 하나하나 직접 비교할 수 없다"며 "사람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유세 기간 많은 사람이 새로운 입법회가 홍콩에 더 나은 미래를 줄 것이라고 믿기에 투표하겠다고 내게 말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DAB에 표를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들은 DAB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DAB는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19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최대 승자가 됐다.
선거는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지역구 의원 20명, 관련 업계에서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 대표 의원 30명, 선거위원회에서 뽑는 의원 40명으로 이뤄진다. DAB는 지역구에서만 절반인 10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선거제를 전면 개편한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입법회 선거는 민주 진영이 불참하면서 당선자가 아니라 투표율이 관심사였다.
후보가 친중 진영 일색이라 선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민주 진영 지지자들 사이에서 투표 보이콧 운동이 벌어져 과연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까에 모든 눈이 쏠려있었다.
뚜껑을 연 결과 전체 유권자 447만2천863명 중 135만680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30.2%로 집계됐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역대 입법회 선거 최저 투표율이다. 사상 최고치였던 직전 2016년 9월 선거의 투표율(58.29%)에서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입법회 첫 직접 선거가 실시된 1991년의 투표율(39%)보다도 낮다.
이로 인해 선거의 정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는 135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거가 잘 진행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에서는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목적이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함이며, 새로 설치된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민주 진영 정치인들이 통과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초우 부주석은 "새로운 입법회가 반대의 목소리를 억압하려 한다는 비판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입법회에는 풀뿌리 대표, 재계 대표, 전문분야 대표와 학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참여했다"며 "그들은 민생 이슈에서 각기 다른 견해를 갖겠지만 새로운 시스템 아래 우리는 합의를 이룰 수 있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 진영의 불참으로 입법회에서 다양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에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홍콩 입법회 선거 다음 날인 20일 홍콩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백서를 발간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아래 홍콩의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제목의 백서에서 홍콩의 영국 통치 시기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면서 "중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뒤 일국양제 방침을 시행하고 홍콩의 민주주의 제도를 수립했으며 끊임없는 발전과 보완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백서는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주도 아래 국가안전을 지키는 법률을 마련하고 선거제도를 보완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확고히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치는 홍콩의 정세를 혼란에서 질서로 전환했고, 홍콩의 민주주의 발전을 다시 정확한 궤도로 돌아가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초우 부주석은 "중국 정부가 발간한 백서가 올바르게 지적한 대로, 우리의 새로운 선거제는 홍콩과 일국양제에 적합하며 국가안보를 수호할 것"이라며 "어디서나 통하는 만능 정치 시스템이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새로운 선거제로 홍콩은 이제 주택이나 빈부격차 같은 고질적인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홍콩을 위한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우 부주석은 일국양제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과 DAB가 최다 의석을 획득했음에도 새 입법회에서는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사실상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 등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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