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비난 문구로 유명…바이든이 뜻 알고 답했는지는 불분명
영부인 어린이병원 방문 '깜짝 동행'…현직 대통령으론 첫 동참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립어린이병원에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병원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러 온 것이다.
미국 영부인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국립어린이병원을 찾는 건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함께 방문한 건 처음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장래 희망을 물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은 의사와 요리사, 경찰, 우주공학자, 작가 등 저마다의 꿈을 내놓으며 잠시나마 아픔을 잊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새 가족이 된 15주짜리 강아지 '커맨더'의 사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웃음을 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귀환하는 길에 취재진이 국민에 대한 성탄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믿음을 지키시라"고 답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질 여사와 백악관에서 북미우주항공사령부(NORAD)와의 화상 행사에 참석했다.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 할아버지가 어디쯤 왔는지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데 올해로 66년째다.
이 행사에는 많은 어린이가 화상으로 동참했다. 어린이들은 레고와 말, 닌텐도 게임기, 드럼 등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얘기하며 대통령 부부와 대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녁 9시 전에 잠들어야 한다. 아니면 산타 할아버지가 오시지 않는다"고 신신당부했다.
행사 말미에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갑자기 "메리 크리스마스, 렛츠 고 브랜든"이라고 외쳐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렛츠 고 브랜든'은 단순 번역하면 '힘내라 브랜든' 정도의 뜻을 지닌 말이지만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을 욕설을 섞어 비난하는 구호다.
지난달 미국의 한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일부 관중이 외친 구호를 현장의 한 기자가 '렛츠 고 브랜든'으로 보도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졌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꼬는 구호로 자리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유 있게 "렛츠 고 브랜든, 동의한다"고 답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움찔하지 않았다면서 무슨 뜻인지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왜 이 구호를 반복한 것인지, 뜻을 제대로 아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주로 자녀 및 손주와 델라웨어주 자택에서 보냈으나 임기 첫해인 올해 크리스마스는 백악관에서 보내기로 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