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동결됐는데…유가상승에 도매전력가격 급등, 한전 적자↑

입력 2021-12-26 08:00   수정 2021-12-26 09:33

전기요금 동결됐는데…유가상승에 도매전력가격 급등, 한전 적자↑
12월 평균 SMP 140원 돌파 전망…2015년 1월 이래 최고치 기록할듯
내년 상반기까지 SMP 상승 추세 전망에 한전 적자 대폭 확대 예상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국제 유가 상승에 전력도매가격(SMP)이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이달 평균 SMP가 최근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SMP 상승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전력의 적자가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전력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5일 SMP 평균(육지기준)은 킬로와트시(kWh)당 141.53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닷새 연속 평균 SMP가 140원을 넘어 이달 평균이 140원 선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월평균 SMP가 140원을 넘으면 이는 2015년 1월(140.54원) 이후 처음이 된다.



SMP는 한전이 발전소로부터 매입하는 전기 단가로, 발전 원료인 유가에 따라 결정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가가 하락하자 SMP도 지난해 11월 49.65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상황 개선과 경기 회복 등으로 유가가 서서히 오르자 SMP도 뒤따라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 추이를 보면 SMP는 지난 1월 70.47원으로 70원 선을 넘은 뒤 6월 82.72원, 8월 93.41원, 10월 107.53원, 11월 126.83원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오르는 추세다.
이는 지난 1월 배럴당 50달러 선이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꾸준히 올라 6월 70달러를 넘더니 10월부터 80달러를 웃돈 영향이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하는 추세지만 국제 유가 상승세가 꺾여도 SMP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SMP는 유가에 반년가량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SMP와 국제유가의 흐름을 비교해보면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해 4월(배럴당 20.39달러)이고, SMP가 가장 낮았던 때는 같은 해 11월(49.65원)로 7개월의 시차를 두고 SMP가 국제유가를 뒤따라갔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보통 지금의 유가가 반년쯤 지나 SMP에 반영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SMP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러한 SMP 상승세라면 한전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전 전체 예산에서 전력구입비가 80%가량 차지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1분기 전기요금도 동결함에 따라 전기요금과 비용부담 간의 괴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증권사의 4분기 한국전력 영업적자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3조6천248억원에 이른다.
지난 3분기의 누적 영업적자 1조1천298억원을 합하면 연간 누적 영업적자가 4조7천546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내년 1분기와 2분기도 영업적자를 예상하며 적자폭을 각각 1조950억원과 2조5천72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더하면 한전의 영업적자가 10조원대일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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