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오찬…민관 협력 폭 넓혀야

입력 2021-12-27 16:24  

[연합시론]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오찬…민관 협력 폭 넓혀야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정부의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 대표들을 초청한 자리다. 문 대통령은 인재가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청년 고용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시선을 끈 인사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엔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돼 있었고 지난 8월 가석방됐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는 건 1년 10개월 만이다. 재계에는 그간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와 긴장감이 없지 않았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오찬 간담회를 두고 임기 말을 보내는 문 대통령의 재벌 상대 행보에 어느 정도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사가 지난 24일 전격 발표된 직후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사를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을 포함한 대기업 총수와의 면담을 유사한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제기될 만하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마중물이 돼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정부도 힘껏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수들과의 간담회는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경제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사회적 미래의 불투명성을 가중해 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2022년 1분기 경기 전망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제조기업들은 내년 1분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조사 대상 기업 중 73%가량은 글로벌 불확실성 가중 등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기업에서 내수 등 회복을 위한 지원 방안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기업 간 협력 체제의 필요성이 고용 부문에만 한정될 일이 아닌 듯하다. 경제 여건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정책적, 제도적 공조의 필요성이 커 보인다. 민관 협력 기조를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가계 기업 부채의 합) 비율이 219%가량으로 나타났다.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민간 부채 증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융 불균형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 있고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대내외적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게 현실이다.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내부 협력 체제의 구축이 시급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논의 등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사태로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보이는 최근의 경제 안보 문제도 언급됐다. 정부와 민간 부문의 총체적인 대응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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