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입원의 두 배인 52%↑…성탄 모임과 백신 미접종 탓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숫자 나올 것…바이러스가 틈새 찾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에서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는 어린이가 급증하고 있다.
NBC 방송은 29일(현지시간) 미 보건복지부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4주간 어린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평균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1천270명이었던 미국의 어린이 입원자는 이달 26일 현재 1천933명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성인 코로나19 입원자 수는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린이 입원자 증가율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미국 내 10개주와 워싱턴DC,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어린이 입원자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어린이 코로나19 입원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플로리다·일리노이·뉴저지·뉴욕주라고 NBC가 보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 전역의 어린이 입원자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35% 급증해 최근 들어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뉴욕시 병원들에 입원한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는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무려 5배로 폭증했다고 메리 베셋 뉴욕주 보건국장이 밝혔다.
12월 둘째주(5∼11일) 22명에 불과했던 뉴욕시 어린이 입원자 수는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109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뉴욕주 전체의 어린이 입원자 수도 70명에서 184명으로 2.5배로 증가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등 모임이 잦아진 가운데 성인에 비해 어린이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5세 미만 어린이에 대해선 아직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고,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도 지난달 초에야 시작됐다.
텍사스 어린이병원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인 스탠리 스피너 부사장은 CNN에 "크리스마스 모임으로 인한 (어린이 입원)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숫자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네티컷 어린이의료센터의 의사 후안 살라사르는 코네티컷주 5세 이상 어린이·청소년의 3분의 1만이 백신을 접종했다며 "바이러스가 틈새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환자는 대체로 증세가 경미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이 문제다.
제니퍼 오웬스비 럿거스대 의대 교수는 CNN에 "MIS-C 어린이 환자의 대다수가 무증상"이라며 "아무런 기저질환이 없는 평범한 어린이가 갑자기 이 병에 걸린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라고 경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금까지 5천973명의 MIS-C 감염자가 발생해 이 중 52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한편, 미 최대 교육구인 뉴욕시는 어린이 환자 급증에 따라 내년 1월3일부터 공립학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대신 뉴욕시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학급을 통째로 폐쇄하지 않고, 무증상 밀접접촉자들에 대해선 음성 검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등교를 허용할 방침이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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