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총리 "유럽으로 가스공급 늘리려면 장기계약 필요"

입력 2021-12-29 10:21  

러시아 부총리 "유럽으로 가스공급 늘리려면 장기계약 필요"
"내년 상반기에나 노르트 스트림-2 가동 전망…EU 승인 빨라지면 가동도 빨라져"
"유럽 수요 충족돼야 가스 가격 안정…내년 유가, 65∼80달러 전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가 유럽의 수요에 맞춰 가스 증산을 준비 중이라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장기계약이 필요하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현지 RBC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스 생산과 공급을 늘릴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노박 부총리의 발언은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올 겨울 유럽의 가스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의 수요 전체를 충족할 수 있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생산량을 늘리려면 많은 투자를 해야 해 가스프롬(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은 장기 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박 부총리는 "우리는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리지 않아 비난받고 있지만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더 많은 공급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 제안은 언제나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한 가스 공급이 시작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에나 독일과 유럽연합(EU)의 승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르트 스트림-2는 발트해의 해저를 가로질러 독일로 연결되는 1천230㎞ 길이의 가스관이다. 지난 9월 완공됐지만 독일 당국은 가스관 가동 승인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 독일 당국의 승인이 떨어져도 EU 행정부인 유럽 집행위원회에서 추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는 "내년 상반기 끝무렵이 '데드라인'"이라며 "승인 절차가 빨라지면 훨씬 일찍 공급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EU가 노르트 스트림-2 승인과 관련해 추가 요구를 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독일 당국은 EU 에너지 규정에 따라 가스 공급사와 운송사는 분리돼야 한다며 가스 공급사인 가스프롬에 별도의 운송 자회사를 독일 내에 설립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급등한 가스 가격에 대해서는 "언제 가격이 내려갈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유럽의 수요를 모두 충족할 공급이 필요하다"며 "유럽의 모든 수요가 러시아와 알제리, 노르웨이와의 장기 공급 계약으로 보장된다면 가격은 더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내년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이 일평균 1억 배럴로 올해보다 40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봤다. 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2030년에는 1억1천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원유 가격은 내년에도 지금과 비슷한 배럴당 65∼8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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