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지난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정치적으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일본 총리가 대외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 무술인 '가라테'(空手)를 올림픽 무대에 다시 올려놓기 위해서다.
2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전 총리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을 겨냥한 운동을 이끌고 있다.
현재의 오키나와(沖繩)에 들어섰던 옛 류큐(琉球) 왕국에서 기원한 가라테는 손과 발로 상대를 타격하는 무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연기돼 올해 펼쳐진 도쿄올림픽에서 개최 도시가 제안하는 추천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일본은 금메달 8개가 걸린 가라테 세부 종목 전체에 출전해 금, 은, 동 1개씩을 수확했다.
그러나 가라테는 2024년 예정된 파리올림픽에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하는 기초종목은 물론 추천종목에도 들지 못해 올림픽 무대에서 곧바로 퇴장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 조직인 '가라테도(空手道)추진의원연맹'(이하 연맹)을 중심으로 2028년 올림픽 무대에 가라테를 다시 올리기 위한 운동이 일본에서 시작됐다.
호세이(法政)대를 나온 스가 전 총리는 대학 시절 가라테부(部)에 몸담았던 것을 인연으로 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14일 개최된 연맹 모임에서 "TV와 인터넷으로 세계 약 40억 명이 (도쿄올림픽을) 봤다"면서 도쿄올림픽이 가라테를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가라테가 확실히 해외에 보급되도록 하겠다는 말로 가라테의 올림픽 무대 부활 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겠다는 결의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유치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이행 의무를 강조하면서 도쿄올림픽을 어렵사리 치른 스가는 올림픽 강행에 대한 비판론이 국내에서 커지면서 결국 낙마한 곡절을 안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9일 열린 IOC 집행위원회 때 제시된 28개 LA 올림픽 기초종목에 가라테가 포함되지 않아 추천경기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며 지난 14일 연맹 모임에서 스가 전 총리를 앞세워 로스앤젤레스로 가자는 분위기가 고조했지만 이 꿈의 실현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신문은 저출산 환경에서 국내 가라테 인구를 어떻게 늘릴지와 태권도 등 라이벌 경기와의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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