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수반, 이례적 이스라엘 방문…신뢰회복 논의(종합)

입력 2021-12-29 19:58  

팔레스타인 수반, 이례적 이스라엘 방문…신뢰회복 논의(종합)
아바스 수반이 이스라엘서 회담한 건 2010년 이후 처음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박의래 기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11년만에 이스라엘로 들어가 고위 관리와 회담했다.
29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전날 밤 텔아비브 근교에 있는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자택을 방문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8월말 이후 약 넉달 만이지만, 아바스 수반이 이스라엘로 건너가 고위 관리를 만난 것은 2010년 이후 11년만이다.
아바스 수반과 간츠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이스라엘 이주민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회담 사실을 전하면서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경제와 민간 분야 신뢰 구축을 위한 조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츠 장관은 즉각 세금 징수분 송금, 팔레스타인 사업가들과 고위 관리들의 해외여행 허용,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 지구 거주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의 거주자 지위 승인 등 조처를 마련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을 봉쇄한 이스라엘은 1990년대 체결한 임시 평화 협약에 따라 PA를 대신해 관세 등을 징수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해외여행을 위한 증명서 발급과 거주자 등록 업무도 해왔다.
다만, 이스라엘은 자국에 테러위협을 가한 범죄자 가족에 대한 PA측의 월급 및 보상금 지급 등을 문제 삼아 세금 징수분 일부를 PA 측에 송금하지 않거나, 거주자 등록을 승인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번 조치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유대인 정착민 간의 갈등과 폭력으로 인해 악화한 양측간 신뢰 재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 후 이뤄져 양측의 신뢰 재구축 논의에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야당인 리쿠드당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리쿠드당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에 대해 "이스라엘 안보에 위험한 양보들"이라며 "팔레스타인과 아바스를 의제로 다시 상정한 것은 이스라엘에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지난 1993년 오슬로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치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1995년엔 2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 반환, 팔레스타인 자치 국가 설립 등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리쿠드당의 당수인 네타냐후 전 총리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집권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펼쳐 팔레스타인 측의 반발을 샀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요르단강 서안 등에 정착촌을 건설, 유대인들을 대거 이주시키며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다.
지난 6월 새로 취임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역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인정을 원하지 않지만, 지난 8월 간츠 장관을 팔레스타인에 보내 아바스 수반과 경제 지원책 등을 논의하게 했다.
다만 베네트 총리는 자신이 아바스 수반과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몇 주 동안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폭력 사태가 급증하면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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