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서 여성 시위…전 정부군 처형 항의·여성인권 촉구

입력 2021-12-29 12:02  

아프간 카불서 여성 시위…전 정부군 처형 항의·여성인권 촉구
30여명 구호 외치며 행진…탈레반은 취재진 일시 구금하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의 전 정부군 처형 등을 비난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톨로뉴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 30여 명은 이날 카불 시내의 한 모스크 인근에서 '정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백m를 행진하다가 탈레반 대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여성들은 탈레반 집권 후 전 정부군 100여 명이 처형되거나 실종됐다는 최근 국제인권단체의 보고와 관련해 항의차 거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전 정부군 장교가 체포된 뒤 고문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영상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성들은 "탈레반은 학살을 멈추라"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석한 나예라 코아히스타니는 "우리는 자유, 정의, 인권을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 참석자들은 또 여성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 26일 "가까운 친척 남성과 동행하지 않은 채 72㎞ 이상을 여행하려는 여성은 차에 태워주면 안 된다"며 여성의 외출과 여행에 대해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과 해외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을 담은 방송 지침이 공개되기도 했다.
내각에는 아직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여성 취업에도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또 남녀 분리 교육 등을 이유로 여학생에 대한 교육도 완전히 정상화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시위 참석자인 자흐라는 "우리에게는 교육과 취업에 대한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사회의 절반이며 역시 인간"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탈레반 대원들이 취재진을 일시 구금하거나 카메라를 빼앗아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시위 참석자를 인용해 현장에서 발포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발포로 인한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아프간 여성들은 그간 탈레반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종종 시위를 벌여왔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8월 중순 재집권 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프간은 탈레반 재집권 후 만성적인 외화 부족이 심화한 가운데 가뭄, 실업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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