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압력' 속 '반짝 개선' 가능성…분기 성장률 가파른 하락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경기 급랭 우려가 커진 가운데서도 공식 통계상으로는 제조업 경기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으로 전달의 50.1과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0을 모두 웃돌았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제조업 PMI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선인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밑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중국의 월간 제조업 PMI는 전력대란이 가장 심했던 지난 9∼10월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졌다가 11월부터는 2개월 연속 50 이상을 유지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제조업 활력이 12월에 의외로 강해졌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혼란과 4분기 경제 성장 동력 약화 흐름 속에서 (제조업 활력 강화) 정도는 작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2월 제조업 PMI가 전달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세부 구성 항목을 보면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월 제조업 PMI 구성 항목 중 신규 주문(49.7), 신규 수출 주문(48.1), 고용 인원(49.1) 등 여러 지표가 기준선인 50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향후 제조업 PMI 상승 추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작년 초 본격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초래된 경제 충격을 가장 먼저 극복한 나라로 손꼽힌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회복 동력은 올해 1분기 정점에 도달한 이후 급속히 약화하는 추세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개혁 조치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한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지속, 경직된 저탄소 드라이브 정책이 초래한 전력 대란, 코로나19의 산발 확산에 따른 국지적 경제활동 차질 등 여러 악재가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확산 통제 단계에 들어갔지만 이달 동부 연안의 경제 발전 지역인 저장성에서 코로나19가 퍼져 일부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고 최근 산시(陝西)성의 성도(省都)인 인구 1천300만 도시 시안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통째로 봉쇄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일대 산업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18.3%까지 올랐다가 3분기에는 4.9%로 떨어졌고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기준으로도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8.0%를 기록한 뒤 내년 5.3%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이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자국 경제가 '3중 압력'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년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이달 들어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 성격의 대출우대금리(LPR)도 잇따라 인하하면서 실질적인 통화 완화 기조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한편 12월 중국의 비제조업 PMI는 52.7로 전달의 52.3보다 다소 높아졌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