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지수 100 아래로…전국 매매·전세 수요 동반 위축
"집값 고점 인식 확산하며 매수 우위 시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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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올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제주도의 전세수급지수가 1년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7일 조사 기준) 제주도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8.3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넷째 주 이후 12개월 만에 기준선(100) 이하로 내려왔다.
전세수급 지수(0∼200)가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시장에서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제주도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16.02% 올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매매가도 20.13% 상승해 인천(22.56%), 경기(20.76%)와 더불어 20% 넘게 올랐다.
제주는 지난 몇 년간 집값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 전국적인 부동산 상승과 맞물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급등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매매수급지수와 전세수급지수가 각각 130.8, 121.2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제주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이달 둘째 주부터 100을 밑돌기 시작한 데 이어 전세수급지수마저 이번 주에 100 아래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 제주도의 전셋값 상승폭은 3주 연속(0.29%→0.08%→0.07%→0.02%) 줄었다.
제주시 연동 제원2차아파트 전용면적 108.34㎡는 지난 29일 2억원(3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월 초 같은 면적의 같은 층이 3억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제주시는 전세 물량이 늘어나고 신규 계약 자체가 많지 않다"며 "서귀포시도 중문동과 동홍동 등에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세 거래 문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를 포함한 9개도(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의 전세수급지수도 이번 주 99.6을 기록해 작년 6월 말(99.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등이 겹치면서 매매·전세 수요는 전국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이번주 전국의 매매수급지수와 전세수급지수는 각각 96.1, 98.7로 지난주보다 0.7포인트씩 하락했다.
서울 또한 매매수급지수(93.5)와 전세수급지수(95.7)가 전주보다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들어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매와 전세 모두 매수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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