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봉쇄 정책 완화하던 중 오미크론 덮쳐 확진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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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호주가 어느새 바이러스의 새로운 진앙으로 불리는 처지가 됐다.
호주는 작년 초 팬데믹이 시작되자마자 국경을 강력히 봉쇄하고 효과적으로 통행금지령을 내려 코로나19 전염을 성공적으로 통제했다고 평가받았다.
1년 전 영국에서 전면 봉쇄에도 하루에 확진자가 3만여명 나올 때 호주 퀸즐랜드의 럭비 경기장에선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이 경기를 즐길 만큼 이곳은 안전지대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호주는 불과 몇 달 만에 어떻게 코로나 제로(0)에서 코로나 중심지가 됐나'라는 제목으로 호주의 방역 실정을 분석했다.
호주(인구 2천570만)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올해 7월 100명 안팎이었다가 증가세에 접어들었다. 11월 하순엔 1천여명 수준이었으나 31일 기준 하루 확진자가 사상 최다인 3만2천900여명까지 급증했다.
가디언은 "호주는 일상을 대체로 유지하는 대신 국제적 고립을 받아들였다"라며 "그러나 '호주 요새', '은둔의 왕국'으로 불린 이런 '코로나 제로' 정책을 현재 포기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코로나 제로를 목표로 강하게 유지했던 방역 정책이 느슨해진 가운데 전파력이 큰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호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호주의 중심지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23일 신규 확진자의 80%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라고 발표했다.
공교롭게 오미크론 변이는 호주가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시기와 겹쳤다.
NSW주는 10월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80%에 도달하자 앞서 석 달여간 시행했던 봉쇄령을 해제했고 이달 15일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적 모임 제한 등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여기엔 지난 10월 취임한 보수 성향 도미닉 페로테트 NWS주 총리의 영향도 컸다. 그는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국경을 재개방하라고 주장했던 정치인이다.
빅토리아주도 오랜 봉쇄 정책으로 주민의 불만이 커지자 결국 10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당시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우리는 이제 백신이 있고 백신을 정말 빠르게, 많이 맞았다"라며 "더는 봉쇄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주가 방역을 완화하자 다른 주에서도 봉쇄 정책을 유지하지 못하고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비행기는 다시 하늘을 날고,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에게 대단한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11월에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고 코로나 봉쇄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자 모리슨 총리가 봉쇄 완화에 점점 낙관적으로 됐다"라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코로나 제로 정책을 가장 강력히 고수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조차 이를 포기하고 결국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하는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어 "호주는 바이러스에 대한 접근법을 극적으로 180도 바꾸면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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