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1. 에펠탑을 배경으로 드비이교에서 사진을 찍으려던 젊은 여성이 한껏 포즈를 잡다가 황급히 마스크를 벗었다. 사진에서만큼은 마스크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었을 테다.
#2. 샤이오궁 앞에서 크레프를 먹던 중년 남성은 음식을 다 먹고 나서 주머니에 꽂아놨던 마스크를 다시 쓰는 것을 잊어버린 듯 그대로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났다.
2021년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이 반년 만에 다시 의무화됐지만 시내 곳곳에서는 규칙을 엄격하게 따르지 않는 분위기가 읽혔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있는 샹드마르스 광장, 트로카데로 광장, 샤를드골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더 자주 마주치기는 했으나 마스크를 아예 벗거나, 턱에 걸친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던 한 청소년에게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묻자 "밖에서 마스크를 다시 써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파리 외곽에 사는 로라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살다가 갑자기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숨이 턱 막힌다고 토로했다.
이날부터 파리에서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타거나 운동을 할 때를 제외하고 11세 이상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 135유로(약 18만원)를 내야 한다.
샹젤리제 거리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경찰차가 수시로 순찰을 했지만 낮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붙잡아 일일이 단속하지 않는 듯했다.
앞서 파리 경시청은 새해 전야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지역에 경찰 9천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지난 6월 17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자 반년만에 다시 살려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8일 17만9천807명, 29일 20만8천99명, 30일 20만6천243명으로 사흘 연속 20만명 안팎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일일 사망자는 각각 290명, 184명, 180명으로 집계됐다.
30일 기준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1만8천321명으로 전날보다 465명 늘어났고, 이중 3천506명이 중환자실에 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74만600명으로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2만3천552명으로 세계 12위다.
프랑스에서는 전체 인구의 77.1%, 12세 이상 인구의 89.6%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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