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580채 불에 타고 수만 명 긴급 대피…기상청은 "당장 떠나라" 트윗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돌풍을 만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수백 채의 보금자리를 집어삼켰습니다.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볼더 카운티를 중심으로 산불이 시작된 건 30일(현지시간) 오전입니다.
산불은 하필 최고 시속 169㎞의 돌풍을 만나 그야말로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현지 기상청이 "볼더 카운티 루이빌은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대피하라는 트윗을 올렸을 정도입니다.
평온한 연말을 보내던 주민 수만 명이 제대로 짐을 챙길 시간도 없이 황급하게 대피했습니다.
약 580채의 가옥과 호텔, 쇼핑센터가 불에 탔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7명 정도가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는 셈입니다.
가을 가뭄이 심했고 겨울에 눈도 거의 오지 않은 상황에서 12월에 이례적으로 돌풍과 산불이 만나 주민들의 보금자리를 잿더미로 만든 겁니다.
주민 마이크 과넬라는 가족과 함께 성탄 선물을 느지막이 풀어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려다 졸지에 아내와 세 아이, 세 마리 개를 데리고 덴버의 친구 집으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과넬라는 AP에 "(집이 불에 타지 않아서) 선물이 아직 성탄 트리 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다행히 이 지역에 곧 눈이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게 보낸 2021년의 마지막 날, 불타버린 집을 바라봐야 하는 주민들의 심정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