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위기 와중 강경 입장…정부군-친러 반군 대치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신년사에서 '돈바스 지역' 전쟁 종식을 최대 목표로 제시했다.
돈바스 지역은 현재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을 합쳐서 일컫는 명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신년사에서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아직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 전쟁을 끝내는 것이 나의 주요 목표"라면서 "2022년은 (돈바스 상황이) 반드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지난 2014년 러시아에 병합당한 크림반도 반환과 돈바스 지역 분쟁 종식을 최대 국정 과제로 강조해왔다.
이날 신년사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로 해당 지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서방과의 협력을 통해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러시아 반군을 진압하고 이 지역을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반군과 이들을 진압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교전이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돈바스 분리주의자들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당한 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무력 항쟁을 통한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군대를 보내 분리주의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내전 형태를 띤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정상회담에서 돈바스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이 체결됐으나 이후로도 교전은 완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를 제공하며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돈바스 사태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과 서방이 반군 진압에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각종 무기를 지원하며 돈바스 분쟁을 악화시키고 러시아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크림 반환을 추진하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해온 서방은 돈바스 분쟁에서도 역시 같은 입장을 취하며 러시아의 반군 지원 중단, 우크라이나 국경 존중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돈바스 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서방 진영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최대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과 관련한 위기도 돈바스 분쟁에서부터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접경한 돈바스 지역 수복 움직임을 강화하자 러시아는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국경 인근 지역으로 대규모 군대를 배치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다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