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선곡 리스트 홍보에 나섰다가 일각의 눈총을 받고 있다.
국무장관의 '음악 애호가' 면모를 부각해 친근감을 키운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국무부에 현안이 산적한 탓에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는 것이다.
국무부 트위터에는 지난달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게시된 블링컨 장관의 선곡 리스트를 홍보하는 트윗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트윗에는 "소식 들으셨나요? 국무장관이 스포티파이를 하고 있습니다. 최신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해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링크가 걸려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트윗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블링컨 장관 이름으로 돼 있는 플레이리스트가 3개 올라와 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도 냈다. '그 자신이 아티스트이자 열렬한 로큰롤 팬으로서 음악이 늘 블링컨 장관과 함께했다'는 소개를 곁들여서다.
순방에 나설 때 들었다는 음악도 포함됐다. 영국을 방문할 때는 비틀스의 곡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갈 때는 각각 현지 아티스트의 곡을 듣는 식이다.
블링컨 장관은 소문난 음악 애호가다. 취미로 기타를 치고 작곡도 하며 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에서 연주도 한다.
작년 6월엔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과 인터뷰도 했다. 작년 1월 취임 전에는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다룬 기사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모두가 블링컨 장관의 '음악 사랑' 홍보를 곱게 보는 것은 아니다.
미 보수매체 폭스뉴스는 3일 '국무부가 기이한 플레이리스트 홍보로 조롱당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부정적 의견을 다뤘다.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트윗을 통해 "아프간에서 꼼짝 못 하게 돼 탈레반 치하에서 살게 된 미국인들이 플레이리스트에 고마워할 것"이라며 "이 행정부가 얼마나 진지하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작년 급박한 철수 작전 속에 미국인 일부가 아프간에서 미처 피신하지 못한 상황을 겨냥한 것이다.
폭스뉴스는 '이런 (홍보) 트윗을 여덟 번쯤 본 것 같다. 기이하다', '망신스럽다', '해 바뀌면 안 할 줄 알았다' 같은 이용자들의 비판적 트윗도 함께 소개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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