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 다하는 사법 집행자들 보호…위험에 처하면 싸워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6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면서 정당화에 나섰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주례 담화에서 마약과의 전쟁 당시 숨진 사람들에 대해 "절대로 사과하지 않겠다"면서 "차라리 나를 죽이든지 감옥에 가두라"고 격한 어조의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책무를 다하는 경찰 등 사법 집행자들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생명이 위험에 처했을 경우에는 맞서 싸우라고 이들을 독려했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6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인권 운동가들은 필리핀 정부가 수천명에 달하는 마약 사용자와 판매자들을 임의로 처형했다면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필리핀 경찰은 용의자들이 무장한 상태에서 저항했기 때문에 무력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맞서왔다.
이에 지난해 9월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검사실의 요청을 승인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필리핀 정부가 자체 조사 진행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하자 결국 조사를 유예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 7월 ICC에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ICC 검사실이 2018년 2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가자 재판을 피하기 위해 탈퇴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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