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된 미국 남성 "성착취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의 전설적 록밴드 너바나의 30년 전 앨범 표지에 실린 갓난아기의 알몸 사진을 놓고 당사자가 제기한 아동 포르노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너바나 앨범에 사진이 실린 아기였던 스펜서 엘든이 낸 소송을 답변기일 만료를 이유로 기각했다.
1991년 너바나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에 생후 4개월 때 찍은 알몸으로 잠수하는 사진이 실린 엘든은 서른 살이 된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사진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아동 포르노에 해당하며 자신의 부모가 사진 사용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서, 이로 인해 자신이 평생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생존해있는 너바나 멤버, 1994년 사망한 리더 커트 코베인의 부인 등 15명을 상대로 각각 최소 15만달러(1억7천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피고소인들은 이에 맞서 법원에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엘든이 답변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나왔다.
피고소인은 소 기각 신청에서 엘든이 30년간 자신을 '너바나 베이비'로 내세우고 유명인 행세를 하며 이득을 누렸다는 점에서 피해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18세기 인상주의 거장 르누아르 등의 작품을 누드로 볼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1994년 판례도 기각 신청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엘든은 성인이 되고 나서 자신의 가슴에 '네버마인드'라는 문신을 새기고 수영하는 사진을 촬영해 아기 시절 표지 사진을 재연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법원은 엘든에게 오는 13일까지 피고소인이 제기한 사안을 반영해 수정된 소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엘든 측 변호사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버마인드'는 너바나 대표작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3천만 장 이상 팔렸다.
표지 또한 물속에서 아기가 낚싯바늘에 매달린 1달러짜리 지폐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빌보드가 선정한 '역대 50대 앨범 커버' 순위에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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