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무슬림 여성 '온라인 경매' 사건 용의자 줄줄이 체포

입력 2022-01-05 17:06  

인도 무슬림 여성 '온라인 경매' 사건 용의자 줄줄이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온라인 경매'에 부쳐진 사건과 관련해 남녀 용의자들이 줄줄이 체포됐다.
5일 NDTV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19세 여성 슈웨타 싱, 공대 재학 남성 비샬 쿠마르 자(21)에 이어 이날 또다른 학생 마얀크 라왈(21)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싱이 이번 사건 관련 앱을 개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른 두 명도 범행과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테지 파텔 마하라슈트라주 내무부 부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몇 명 더 신문 받고 있다"고 BBC뉴스에 말했다.
앞서 경찰은 오픈소스 공유 온라인 플랫폼 깃허브(GitHub)의 앱 '불리 바이'(Bulli Bai)에 기자, 사회 운동가 등 무슬림 여성 수백명의 사진 등 신상이 '경매 매물'로 올라오자 수사에 나섰다.
앱에 신상이 공개된 여기자 이스마트 아라 등은 곧바로 경찰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 앱은 해당 여성들을 망신시키고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깃허브에서 '설리 딜스'(Sulli Deals)라는 앱이 비슷한 일을 벌였다. 설리는 무슬림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다.
피해 여성들은 두 사건의 배후에 이슬람 혐오와 관련된 보수 힌두교도가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2014년 집권한 후 보수 힌두교도의 목소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2020년 2월에는 시민권법 찬반과 관련해 무슬림과 힌두교도가 뉴델리에서 충돌하면서 4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무슬림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파키스탄 크리켓팀의 승리를 축하했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무슬림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한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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