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돌아온다"…공급망 혼란 속에 미국 복귀 가속 조짐
멕시코 등 인접국 투자도 대안…물류 측면서 국내와 차이없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중국에서 철수하려는 미국 기업의 키워드는 '자동화'와 '거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속에서 가속하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본국 회귀 움직임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체감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다.
공장 가동 중단이나 컨테이너 대란 등을 겪은 미국 기업이 장기적인 생존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달 미시간주(州)에 40억 달러(한화 약 5조 원)를 투입해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미국에 반도체 연구와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1천500억 달러(약 180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컨설팅 업체인 EY-파티넌은 자동차와 반도체, 방위산업과 항공, 제약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미국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이 복잡하고, 완성품의 판매가가 높은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이다.
반면 의류나 가구 등 생산 과정에서 자동화가 힘들고, 노동력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상품은 미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작다고 EY-파티넌은 분석했다.
윌리 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노동력과 원자재 공급 면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시간당 2.5달러의 임금을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NYT는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제조업체를 유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520억 달러(약 62조3천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안에 대해 여야가 이견이 없는 상태다.
또한 제조업계에선 멕시코 등 미국과 거리가 가까운 국가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대안이 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최근 항구 하역과정에 인력난과 장비부족으로 문제가 된 컨테이너에 의존할 필요 없이 트럭으로 상품을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면에서 국내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NYT는 이른바 '니어쇼어링'으로 불리는 인접국 이전 현상은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임금이 저렴하면서도 거리가 가까운 동유럽 국가에 공장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한편 NYT는 미국의 제조업이 조금씩 회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 말 1천700만 명에 달했던 미국의 제조업 종사자들은 2010년에 1천15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최근 1천250만 명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에 의류 공장을 신설하는 위니펙 스티치 팩토리의 줄리 랜드 대표는 "하룻밤 사이에 미국의 제조업이 되살아나지는 않겠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공장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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