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조카 가족 집 겨냥해 공격…경찰, 수사 착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체포과정에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4살 여조카가 기습 총격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플로이드의 조카 아리아나 딜레인이 총에 맞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전 2시 55분께 딜레인 가족의 아파트에 여러 차례 총을 쏜 뒤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당시 피해자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플로이드 조카의 피격 사실은 가족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방에서 잠을 자던 딜레인은 불의의 총격으로 폐와 간을 다쳤고 갈비뼈도 부러졌다고 가족은 전했다.
가족은 총격 사건 직후 911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7시가 돼서야 현장에 출동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휴스턴 경찰서장은 성명을 내고 경찰의 초기 대응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딜레인의 쾌유를 빌었다.
경찰은 아직 달아난 총격범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당부했다.
딜레인 아빠는 "왜 우리 집이 총격의 표적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유족은 지난 6월 이 집에 모여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됐던 백인 경관 데릭 쇼빈에 대한 배심원단 유죄 평결 결과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도적인 총격 가능성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플로이드는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쇼빈의 폭력에 희생됐고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그의 마지막 말은 인종 차별 항의 시위의 상징이 됐다.
플로이드는 텍사스주 출신으로, 딜레인을 비롯한 일부 가족과 친구들은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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