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카자흐에 공수부대 투입…"본질은 외국 내정 간섭"(종합)

입력 2022-01-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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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카자흐에 공수부대 투입…"본질은 외국 내정 간섭"(종합)
"석유·우라늄 확보하려는 모험수"…"푸틴, 위기가 기회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카자흐스탄에 파견된 지역 협의체의 평화유지군에는 러시아 공수부대까지 포함됐다.
이번 파견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0) 차원에서 이뤄졌다.
옛 소련의 안보동맹체인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힘빠진 축소판으로 불리는 이 기구는 2002년 창설 이후 한 번도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적이 없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0년 CSTO 소속 키르기스스탄이 반정위 시위가 지속되자 CSTO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당시 러시아는 개입을 거부했다.
이번 CSTO 파견 규모는 2천500명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러시아 병력 1진도 현지에 도착해 작전에 착수했다. 아직 러시아의 파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치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우라늄과 관련된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러시아의 모험수라고 분석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1위 우라늄 공급 국가로 전 세계 우라늄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조치는 명백히 외국 내정에 개입한 것이며, 이를 통해 러시아가 국력을 과시하며 인근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드미트리 트레닌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소장은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러시아에 이번 병력 파견은 특히 까다로운 임무"라면서 "(이번 조치는) 근본적으로 러시아가 주요 인접국 국민이 외세 간섭을 반기지 않는데도 그들의 국내적 위기 상황에 개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0년 반정부 시위 당시 러시아의 개입 후 친러 정권이 들어선 벨라루스를 예시로 들며 "(이번 개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과거 옛소련 권역 내 분리주의, 영토 분쟁 지역에는 평화유지군을 여러 차례 보낸 적이 있지만 반정부시위 진압을 위한 파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992년 동유럽 국가 몰도바와 맺은 협정에 따라 몰도바 분리주의 지역 '트린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수천 명의 군대를 주둔시켰다.
조지아 정부와 압하지야 자치 공화국 간 분쟁에도 평화유지군 수천명을 주둔한 바 있다.
인구 70% 이상이 러시아계였던 압하지야가 조지아에 편입된 이후 조지아 정부가 이 지역에 조지아인 이주 정책을 펴며 민족 갈등이 증폭됐다.
1991년 압하지야 지방이 자치공화국을 선언하며 내전이 발발하자 러시아가 병력을 파견해 내전 격화를 막은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도 충돌을 방지한다며 약 2천명의 평화유지군을 향후 5년간 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번 조치처럼 옛 소련 권역에서 영토·민족 분쟁 지역 외 정부에 반감을 표한 시민을 겨냥해 평화유지군을 보낸 경우는 많지 않다.

pual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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