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 근본 대응책 필요"…"다른 지역도 지원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가공할 전파력에 의료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영국이 군병력까지 동원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가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지원을 위해 이달 말까지 런던 내 병원에 군병력 2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200명 군병력 중 군의관은 40명으로 이들은 직접 환자를 돌보고, 나머지 160명은 입원 환자를 받고 의약품 재고를 관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 중 일부 인원은 이미 의료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조치는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가파르게 확산해 환자가 느는데도 백신을 접종받은 의료진의 돌파 감염 사례가 늘어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전날 기준 잉글랜드에서만 NHS 산하 병원 재단 137곳 중 24곳이 정상 운영이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가디언은 런던에서만 매주 NHS 직원 수천명이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 대상자에 올라 결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전역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6일 기준 1만7천988명으로 전날 1만7천295명을 넘기는 등 연일 느는 추세다.
지난 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앞으로 몇 주간 일부 공공 서비스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며 현 상황에 대응해 NHS가 전시 상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일단 이번 조치를 반기면서도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NHS 소속 기관들로 구성된 단체 'NHS 프로바이더스' 크리스 홉슨 회장은 군병력 지원이 곧 의료 인력 공백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의 경험은 보건·의료 인력에 대해 국가가 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당장 해결책이 필요한 이 근본적 문제 상황들을 명백히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 외 지역은 의료 인프라가 훨씬 열악한 데다 고령 인구가 많은 탓에 잉글랜드 전역의 병원에서 군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간호사 노동조합인 영국 왕립간호대학도 이번 조치가 NHS가 치명적인 인력 손실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도 부인할 수 없었기에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델타 변이 확산 등 앞선 유행에서도 군병력을 활용해 의료 체계를 보조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웨일스와 스코틀랜드에서는 군이 지금까지도 구급차 운용에 힘을 보태고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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