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녹화차 들른 건물 바깥에 폭발물…용의자는 오리무중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작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폭동 당일 인근 건물에 있다가 폭발물이 발견돼 긴급 대피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 폭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시위대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을 말한다. 당시 의원들이 긴급히 대피하고 회의가 수시간 중단되기도 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당일 의회 근처에 위치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무실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준비위원회를 성원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영상을 녹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이 시점은 의회 폭동이 발생하기 전이었다.
그런데 의회 경찰은 그날 오후 1시 7분 DNC 근처 벤치에 파이프 폭탄이 설치됐다는 정황을 인지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또 7분 후인 1시 14분 공식 경호 대상자를 대피시켰다고 기록돼 있는데, 당시 당사자가 해리스 부통령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즉시 비공개 장소로 이동했고, 참모들은 집으로 향했다.
만에 하나 폭발물이 터졌다면 끔찍한 참변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셈이다.
폭동 당일 DNC 건물과 인접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건물 뒤편 골목에서도 파이프 폭탄이 발견됐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들 폭발물이 전날인 5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에 동일인에 의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두 폭발물 모두 실행할 수 있는 상태였고, 폭발 시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폭발물을 두고 간 이는 여전히 체포되지 않은 채 오리무중이다. FBI는 최근 용의자에 관한 새로운 영상을 공개하며 시민의 제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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