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에 초강경 대응' 카자흐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구

입력 2022-01-08 08:55  

'시위대에 초강경 대응' 카자흐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구
전문 외교관 출신…'30년 통치' 나자르바예프 후계자
정계 입문 후 미·중·러 관계개선 담당…독자외교 추진
"CSTO 평화유지군 파견요청에 기존 독자외교 정책 뒤집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연료비 급등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에 '초강경 대응'을 지시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전문 외교관에서 정치적 성공을 거듭해 국가 최고지도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베테랑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토카예프 대통령의 이력을 조명하면서 그가 '러시아의 음모가 있는 듯한 각본'을 따르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며 정부군에 "경고 없이 (시위대를) 사살하라"는 초강경 진압을 지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탐정소설 작가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 경험이 있으며, 모친은 대학 언어 강사였다. 그는 아들 1명을 뒀으며 부인과는 이혼했다.
알마티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모스크바 국제관계 대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옛 소련 외무부의 극동 부서에 합류, 1980년대 대부분을 주 베이징 대사관에서 보냈다.
지금까지 집필한 국제관계 관련 서적은 10권에 이른다.
소련이 무너지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 됐고, 카자흐스탄이 외교적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외무부 차관에 올랐으며 중국에 파견된 공식 사절단의 고문 겸 통역으로도 임명됐다.

1999년에는 총리, 2002년엔 외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에 '충성파'였던 그는 카자흐스탄의 주요 협력국인 러시아, 중국,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담당했다. 미국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카자흐스탄이 공산주의 시대에 물려받았던 핵무기의 유산을 포기하도록 결정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후 상원의장을 거쳐 2019년 대통령에 취임, 카자흐스탄을 30년을 장기통치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에게서 자리를 물려받았다.
2년 반이 흐른 지금 그는 전임 권위주의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보다도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자국 질서 회복을 위해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국가들의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한 것은 미국, 러시아, 중국 3국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독자적인 외교를 추진해왔던 기존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진단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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