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수익률 한때 2년만 최고치…예상보다 수익률 상승 가팔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국채 가격이 빠르게 떨어져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지난해 말 1.496%에서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에 1.628%로 급등했다.
이어 지난주 마지막 날인 7일엔 1.769%까지 치솟아 지난해 연간 종가 기준 최고치(1.749%)를 넘어서 2020년 1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채 수익률은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주는 미 10년물 국채 투자자에게는 최악이었지만 증시 입장에선 '재앙'은 아니었고 그렇게 깜짝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고 WSJ은 전했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을 예고함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상황이다.
또한 연준이 통화 긴축에 나서는 초기 단계에 증시가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단, 지난주 국채 수익률 상승은 예상보다 가팔랐기에 상당한 시장 변동성을 야기했고, 그 여파로 나스닥 지수는 4.5%나 하락했다.
WSJ은 금리 상승이 증시에 부정적이고, 특히 미래 가치를 기반한 성장주에 더 큰 타격을 입힌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들에겐 차입 비용 증가로 다가온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30년물 금리가 지난주 3.22%로 올라 최근 2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수익률 상승이 전적으로 부정적인 소식인 것은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미 국채 단기물 수익률은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해 오르지만, 장기물 수익률 움직임은 이런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 일례로 은행, 산업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주(株)가 지난주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델타로 확진자가 급등했던 지난해 여름 투자자들은 채권과 기술주를 사들였는데, 오미크론 변이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최근엔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미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이클 애런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코로나19 확산세만 지나가면 경제가 여전히 꽤 탄탄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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