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긴장 격화 속 미·러 회담…예상대로 돌파구 없었다

입력 2022-01-1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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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긴장 격화 속 미·러 회담…예상대로 돌파구 없었다
미 "러 안보 보장 요구에 확고 반대…동맹과 수출통제 집중 논의"
러 "우크라 침공 의도 없다…협상 결렬 시 대응 군사적 성격"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백나리 유철종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약 8시간의 담판을 벌였지만, 예상대로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미·러 수석대표는 회담 직후 각자 브리핑을 통해 각각 수출통제 등 우크라이나 침공 시의 초강경 조치와 협상 결렬 시의 군사적 대응을 거론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이날 제네바 회담은 약 8시간 동안 진행됐다.
러시아의 병력 증강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 완화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금지를 포함한 러시아의 안보 보장안 확약 요구가 회담의 주된 의제였다.



예상했던 대로 회담에서 이렇다 할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셔먼 부장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솔직한 논의를 했다면서도 "미국에 그야말로 가능성이 없는 (러시아의) 안보상 요구를 확고하게 반대했다"며 나토의 개방정책이 닫히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러시아가 긴장 완화에 나설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집결된 러시아 병력의 귀환 등을 긴장 완화 조치로 거론하면서 "긴장 완화 없이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이며 성공적인 외교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러시아에) 아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사일 배치와 군사훈련 범위 및 규모 상호 제한과 관련한 논의에 열려있다고도 했다.
그는 "양국 안보 이익에 맞고 전략적 안정성을 증진할 수 있는 상호적 조처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를 넘어서는 중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동맹과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회담을 '협상'이 아닌 '논의'로 규정하면서 "서로의 우선순위와 우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대치를 낮추기도 했다.



랴브코프 차관도 같은 시간 별도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고 미국에 설명했다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어 협상이 실패할 경우 러시아의 대응이 군사·기술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러 양측 수석대표가 회담 직후 별도 브리핑에서 각자 입장을 되풀이하는 한편 각각 수출 통제와 군사 대응을 거론하며 여론전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양측은 일단 대화를 계속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셔먼 부장관은 조만간 다시 만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으며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 측이 아주 심각하게 우리의 제안에 접근했으며 그것들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셔먼 부장관은 11일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나토에 러시아와의 회담 내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의 연쇄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이날 회담은 러시아의 침공 우려로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격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화상·전화 회담을 했으나 긴장 완화의 극적 계기는 마련되지 않았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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