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은하서 태양 20만배 '미니' 초대질량블랙홀 관측

입력 2022-01-12 15:22  

왜소은하서 태양 20만배 '미니' 초대질량블랙홀 관측
X선 망원경으로 가스·구름 속서 찾아내…블랙홀 성장 의문 풀 단서될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왜소은하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초대질량블랙홀이 관측돼 블랙홀 성장을 둘러싼 의문을 풀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지구에서 약 1억1천만 광년 떨어진 사냥개자리 왜소은하 'Mrk 462'의 가스와 먼지 구름 속에서 태양 질량 20만 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에 포착됐다.
우리 은하의 별이 수천억 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Mrk 462는 수억 개에 불과한 작은 은하다. 그 한가운데서 관측된 블랙홀도 태양 질량의 수십만 배 이상 되는 초대질량블랙홀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작은 부류에 속한다.
이런 작은 왜소은하에서 X선 망원경으로 두꺼운 가스와 먼지에 가려진 '미니' 초대질량블랙홀을 발견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지적됐다.
대형 은하의 초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의 별이 빨리 움직이는 것을 포착해 찾아내지만, 왜소은하는 너무 작고, 희미해 이런 움직임을 잡아낼 수 있는 장비가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가스가 블랙홀로 빨려들 때 수백만 도로 가열되며 X선을 방출하는 것과 같은 팽창하는 블랙홀의 흔적을 이용해 찾아내기도 한다.
다트머스대학 연구진은 이 방식을 활용하기 위해 '슬론 디지털 전천(全天) 탐사'(SDSS) 때 수집된 광학 자료를 통해 팽창 블랙홀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 8개 왜소은하를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으로 관측했다.
그 결과, Mrk 462 은하가 유일하게 팽창 블랙홀 신호를 보였으며 블랙홀이 가스로 두껍게 덮여 있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Mrk 462처럼 미니 초대질량블랙홀을 가진 왜소은하가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트머스 대학 물리학 교수 라이언 힉콕스는 "가스로 가려진 블랙홀은 노출된 것보다 포착하기 더 어렵다는 점에서 Mrk 462 사례는 비슷한 초대질량 블랙홀을 가진 왜소은하가 훨씬 더 많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천체물리학의 주요 의문인 초기 우주에서 블랙홀의 빠른 성장과 관련한 의문을 푸는데 중요하다"고 했다.
앞선 연구는 블랙홀이 우주가 탄생하고 10억 년이 채 안 된 시점에 태양 질량의 10억 배에 달하는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런 초대형 블랙홀은 1세대 대형 별이 붕괴하면서 태양 질량의 약 100배 정도 되는 블랙홀들을 만들고 이후 서로 합쳐져 형성되거나, 거대한 가스와 먼지 구름이 직접 붕괴해 태양 질량의 수만 배에 달하는 중형 블랙홀로 출발해 만들어졌다는 가설들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구름의 직접 붕괴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에서 초대질량 블랙홀을 가진 왜소은하가 많을 수 있다는 이번 관측 결과는 두 가지 가설 중 전자 쪽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잭 파커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하나의 사례만으로 단정적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번 관측 결과는 왜소은하의 숨겨진 블랙홀에 대한 훨씬 더 광범위한 탐색을 고무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 결과를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국천문학회(AAS) 239차 회의에서 발표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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