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대만군이 10조원대 규모의 해·공군력 전력 증강 사업에 나선다.
대만 정부가 최근의 중국 무력시위 등을 전쟁에 준하는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특별예산까지 편성해 첨단 미사일 등 대응 전력 확충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은 전날 행정원이 해·공군 전력 증강 프로젝트를 위해 요청한 2천369억 대만달러(약 10조1천억원) 규모의 특별예산 수정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만군은 우선 올해부터 5년간 해당 예산을 투입해 각종 미사일, 무인기, 함정 등 8개 부문 전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대 사거리 1천200㎞의 대만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중국 싼샤(三峽)댐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슝펑(雄風)-2E' 개량형인 슝성(雄昇) 순항 미사일 사업에 170억603억 대만달러가 배정됐다.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로 유사시 중국 함정을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400㎞의 슝펑-3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기동 차량에 탑재해 해안에 배치하는 사업에는 796억9천800만 대만달러가 책정됐다.
중국의 탄도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된 고고도 대공 미사일로 '대만판 사드'로 불리는 텐궁(天弓)3 미사일 사업에는 347억526만 대만달러가 투입된다.
퉈장함(?江·PGG-618)급 양산형 스텔스 초계함 등의 양산에는 692억7천038만9천 대만달러의 예산이 반영됐다.
또 야전 방공시스템에 배치할 지상 발사형 톈젠(天劍)-2 미사일,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100여 개의 집속탄 탄두를 한꺼번에 투하해 중국 동남부 연안 비행장 활주로를 파괴하는 완젠탄(萬劍彈) 미사일, 교전 상대측 레이더를 추적해 타격하는 자폭형 젠샹(劍翔) 무인기 사업도 포함됐다.
대만 집권 민진당 차이스잉(蔡適應) 입법위원은 이번 특별 예산안 통과와 관련해 여야 표대결 아닌 협의를 통해 통과했다면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만 외교국방위원회 왕딩위(王定宇) 입법위원은 대대적인 원점 타격 능력확충이 대만 안보와 국가 생존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며 중국이 침공하더라도 이를 감당하지 못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젠(殲·J)-16 전투기 4대, 윈(運·Y)-8 대잠초계기 1대 등 중국 군용기 5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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