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러시아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협상에 들어갔다.
나토 30개 회원국 대사들과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외무차관과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이 대표단을 이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난 10일 미·러 협상에서 협상단을 이끈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참석한다. 회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주재한다.
이날 회동은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주 이어지는 양측간 연쇄 협상의 일부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무 협상을 벌였으며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고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동시에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열린 NRC는 나토와 러시아 간 협의, 협력 등을 위해 2002년 설치된 기구다. 양측은 이를 통해 공동의 이해가 있는 다양한 안보 문제를 대화하거나 정보를 교환해왔다.
그러나 NRC는 2019년 7월 이래 열리지 않았으며, 이번에 약 2년6개월 만에 처음 열리는 것이다.
3시간가량 이어질 예정인 이날 협상에서 나토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거듭 밝힐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는 앞서 제시한 안보 보장 요구를 다시 한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미·러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 회동에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은 편이다.
다만 나토는 러시아를 계속 대화에 참여하도록 하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최근 "이번 회동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나아갈 길과 일련의 회동, 과정에 대한 합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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