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연간 30%가 넘는 터키의 물가 상승률을 언급하며 "현실에 맞지 않는 부당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도 부당하게 오른 물가에 짓눌리지 않게 하겠다"며 "반드시 물가 상승을 진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치솟는 것은 터키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정부의 조치가 곧 부당한 가격 인상을 억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에는 정부의 조치가 결실을 볼 것"이라며 "반드시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탯은 지난달 물가가 2020년 12월과 비교할 때 36.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터키에서 2002년 9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물가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곧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투자 보고서에서 이번 달 터키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마이너스 실질금리와 높은 대출 증가율은 물가 상승을 가속하고 리라화 가치를 계속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터키는 만성적인 고물가에 시달려왔으나, 최근의 물가 급등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오르고, 외국환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는 하락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부터 넉 달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9월에 19%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14%로 떨어졌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그는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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