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의 연료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좋아진 자국 에너지 기업의 법인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카를로 죠르제티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인상할지 묻는 말에 "정부가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초과 이익은 어떻게든 전반적인 세제에 기여해 저소득층을 돕는 조치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죠르제티 장관은 이탈리아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한 극우정당 동맹(Lega) 소속으로, 이날 기자회견은 동맹의 요청으로 열렸다.
동맹 당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 최대의 전력·가스 공급업체 에넬에 에너지 가격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에넬이 말도 안 되는 이윤을 얻고 있음을 깨닫고 사회적 책임을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일부 이득을 가계와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총리에게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대출 대책 등) 특단의 노력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낸 드라기 총리도 10일 물가 급등으로 수혜를 본 기업이 사회와 이윤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넬 측은 현물이 아닌 선물 형태로 에너지를 판다면서 현재 소비자가 내는 요금은 최소 12개월 전에 책정된 비용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혀 초과 이득을 얻고 있지 않다"면서 오히려 에너지 생산을 위해 가스를 구매해야 하는 에넬 입장에서는 최근의 가스 가격 상승이 부정적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겨울철 수요 증가와 러시아산 가스 공급 차질, 가스 비축분 부족 탓에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라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에서는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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