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뉴욕 증시 상장 폐지를 결정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올 2분기에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디디추싱의 상장 주관사들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공식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에 논의를 진행해왔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2분기에 상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관사들이 운전사들의 면허 문제를 포함해 현재 홍콩 증시 상장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하다고 덧붙였다.
홍콩증권거래소 대변인은 개별 사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SCMP는 "미국 당국이 자국 증시에 상장한 200여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감독을 강화하는 가운데, 디디추싱의 홍콩 상장은 이들 중국 기업에 홍콩이 대안처가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홍콩 정부와 증권거래소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여러 가지의 혜택을 제공하며 이들의 홍콩 증시행에 레드카펫을 깔아놓았다"고 부연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최근 아시아금융포럼에서 "미국에서 규제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여전히 국제적 자금조달을 추구하고 성장하길 원하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되돌아올 것"이라며 "우리는 그에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디디추싱은 지난달 3일 "즉시 뉴욕증시 상장 폐지 업무를 시작한다"며 "동시에 홍콩 상장 준비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22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압박에 반년도 안 돼 스스로 뉴욕 증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디디추싱은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공연한 경고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한 사이버안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디디추싱은 홍콩 증시 상장에 대한 계획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SCMP는 "디디추싱 직원들에 따르면 이 회사 베이징 본사에 배치된 조사관들은 지난 두달 간 눈에 띄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디디추싱이 수개월이 걸릴 수 있는 뉴욕 증시 상장폐지에 앞서 이중 상장 형식으로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한다.
디디추싱은 홍콩 증시 상장 전까지 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발표된 디디추싱의 3분기 매출은 426억7천500만 위안(약 7조9천6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48% 감소했다.
디디추싱의 핵심 사업인 중국 지역 차량공유 서비스의 3분기 매출은 390억 위안으로 전 분기보다 12.9%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 지역 차량 공유 연결 건수도 23억5천600만건으로 전분기보다 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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