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향후 XR 기기 출시로 '메타버스 대중화'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다음 세대의 인터넷으로 흔히 불리는 메타버스의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미국 CN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버스는 인간이 3D(3차원) 아바타를 통해 교류하는 가상세계다. 이용자는 오큘러스 같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메타버스에서 게임이나 스포츠 같은 가상 활동을 즐길 수 있다.
DBS 은행의 수석투자책임자 호우웨이푹은 "메타버스의 승자는 기술 기업들"이라면서 메타버스 서비스에 컴퓨팅 파워가 많이 필요하므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금융서비스회사 모닝스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체의 메타버스 수혜는 고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많은 작업을 위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 이에 필요한 고성능 칩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005930], 인텔만이 공급할 수 있다고 모닝스타는 설명했다.
이어 대만 UMC, 중국 SMI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같은 작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전력 관리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와 같이 공급망에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부품에서만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그래픽용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주가는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로 125%나 올랐다.
스위스 롬바르드 오디에 은행은 반도체 외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비디오게임 그래픽 등도 메타버스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로 꼽았다.
또한 현금이 없는 가상 환경에서 거래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애플은 아직 메타버스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많은 투자자는 애플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확장현실(extended-reality·XR)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확장현실은 일반적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아우르는 기술을 일컫는다.
최근 몇 개월간 애플의 주가 상승에는 애플이 메타버스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애플은 최근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천564조원)를 최초로 넘은 회사가 됐다.
모건스탠리의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 케이티 휴버티는 지난달 애플의 메타버스 관련 기기 출시 가능성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종전 164달러에서 200달러(약 23만8천원)로 높였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애플의 시장 진입이 AR·VR 대중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AR·VR 기업들은 공통으로 말한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애플이 2030년까지 AR 기기 2천200만대를 판매하고 이로 인해 매출이 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40년까지 XR 기기 매출이 전체의 2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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