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느긋하게 '허송'…하루 2.4만건 불과, 접종률 0.8%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부스터 샷(백신 3차 접종)은 극도로 느리게 진행 중이다.
일본 총리관저가 공표한 백신 접종 현황 정보를 연합뉴스가 13일 분석해보니 3차 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103만5천965회가 완료됐다. 접종률은 0.8%다. 하루 평균 2만4천92건이 접종된 셈이다.
하루 평균 접종 실적이 약 138만6천936건이던 작년 7∼8월과 비교하면 58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는 백신접종 기록시스템(VRS)에 보고된 실적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이미 접종했지만 아직 VRS에 반영되지 않은 사례가 있는 만큼 실제로는 이보다 약간 많을 수는 있다.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막겠다며 작년 11월 말부터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강력 대응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확산을 억제할 3차 접종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작년 여름에는 자위대가 운영하는 대규모 백신 접종센터를 가동했는데 3차 접종 때는 아직 이를 운용하지 않고 있다.
대규모 접종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백신을 필요한 시점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이미 확보한 백신이라도 제대로 활용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3월까지 약 7천500만회 분량이 조달된다고 얘기하고 있으며 작년에 1·2차 백신 접종 후 남은 물량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4일 1천265명(NHK 집계, 이하 동일)이었는데 12일 1만3천244명으로 불과 여드레 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
일본 정부는 64세 이하 일반인의 3차 접종 시기를 2차 접종 후 8개월로 설정해 놓고 허송세월하다 뒤늦게 이를 앞당기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에서 백신 접종을 담당할 지방자치단체에 백신을 언제 얼마나 공급할지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백신 접종을 앞당긴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구청 상담 창구에 연락했더니 '접종을 앞당긴다는 얘기는 아직 우리에게는 오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