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인사·노무 실무자 대상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출범할 새 정부가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노동과제는 이달 말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노무 실무자를 대상으로 새 정부의 노동과제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 60.0%는 현재 한국의 노동법제가 기업 경영에 매우 또는 약간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약간 또는 매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0.9%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추진된 노동정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도로는 가장 많은 52.4%(복수응답)가 주52시간제를 꼽았고 이어 최저임금 인상(44.8%), 중대재해처벌법(41.9%) 등의 순이었다.
주52시간제는 지난해부터 규모별, 산업별 구분 없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충격이 커졌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또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9.1%나 상승한 것도 대기업에 큰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선을 통해 들어설 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노동 과제로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이라는 답이 28.6%로 가장 많았고 '근로시간 규제완화'(23.8%), '최저임금제 개선'(21.9%), '기간제·파견법 규제완화'(1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경련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모호한 법률 규정과 과도한 처벌 수준으로 논란이 됐다"면서 "법률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과도한 처벌 수준을 완화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현안 외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외부 변수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71.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확산'(35.2%), '탄소중립'(33.3%), '공급망 불안정'(32.4%) 등의 순이었다.
한편 기업들은 올해 인사·노무 분야의 중점방향으로 '유연근무제 확산'(46.7%)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노사관계 안정화'(42.9%), '신규인재 확보'(32.4%)라는 답도 많았다.
다만 응답 기업의 21.0%는 작년 노사관계를 불안하다고 평가했으며 21.9%는 내년 노사관계도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몇 년간 노동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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