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장관 트위터에 "새로운 자금조달 모델 만들어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공영방송 BBC 수신료를 2년간 동결한 뒤 2028년에 폐지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이 BBC 수신료를 2024년 4월까지 159파운드(약 25만9천원)로 동결키로 했다는 내용의 데일리 메일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했다.
도리스 장관은 그러면서 2028년부터 수신료를 폐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리스 장관은 트위터에 "수신료 관련 발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영국의 훌륭한 콘텐츠를 지원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금조달 방안을 찾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이 수신료를 못 내서 징역형 협박을 받는 일도 끝"이라고 말했다.
BBC 수신료 체계는 법적 존립기반인 국왕칙허에 따라 2027년 말까지는 일단 현행대로 유지된다.
영국 정부는 2017년부터 5년간은 수신료를 물가상승률에 맞춰 인상키로 했으며, 이후 수신료 정책에 관해서는 지난해부터 BBC와 협상을 해 왔다.
BBC 측은 "2년 동결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언론 보도에 이어 도리스 장관의 (트위터) 발언이 나왔다"며 "예전에도 수신료와 관련해서 이런 관측이 있었다"고 말했다.
BBC의 현재 수신료 수입은 연간 32억파운드(5조2천억원)에 달한다.
최근 영국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동결은 실질적인 예산 삭감이다. BBC는 이미 비용 압박을 받고 있으며 자발적 희망퇴직도 하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도리스 장관 측 소식통이 "그들이 아는 BBC는 끝이다. 국영 TV 시대는 끝이다"라며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성공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최근 보수당 정부는 BBC의 보도 방향을 두고 불만을 토로해왔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특히 보리스 존슨 총리의 봉쇄 중 술파티 관련 사과 보도를 두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분노했다는 것이다.
더 타임스는 충성파인 도리스 장관이 봉쇄 중 파티 사건으로 분노한 평의원들을 달래기 위해 '고기'를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고, BBC 수신료 동결 후 폐지가 그 '고기'라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민심 전환을 위해 BBC 수신료 정책에 이어 총리실 음주 금지, 병원 환자대기 해소, 영불해협 난민 문제 해결, 코로나19 방역규제 해제, 균형발전 백서 발간 등의 조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BBC는 "영국 대중과 창작업계 등을 위해 BBC에 투자할 이유가 많다"며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인상될 경우 BBC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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