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장관 "면역력 얻으러 오미크론 감염, 바보짓"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약해 면역력을 얻기 좋다'는 소문이 나돌자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학계 일각의 견해가 과잉해석될 경우 자칫 오미크론 감염이 급속 확산하는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7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카이리 자말루딘 보건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집단 면역을 가져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러 감염되는 것은 매우 바보 같은 짓"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언급한 전문가 의견이 면역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과잉 해석으로 이어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대 거트 반 질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크지만, 비교적 가벼운 증상과 낮은 사망률을 보여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이리 장관은 "바이러스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이 매우 다르다.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 집단 면역이 생긴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력을 얻긴 하지만, 이는 자연적 감염일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든, 어떤 변이든 일부러 감염되지 말라. 그건 매우 바보 같은 짓"이라고 단언했다.
인구 3천200만명의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율이 전체 인구의 78.6%, 성인 인구의 97.8%에 이르지만 일일 확진자 수가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3천명 안팎을 오가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 3천10명이 추가돼 누적 280만8천여명이고, 사망자는 누적 3만1천여명이다.
말레이시아의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지난주 기준 253명이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고 오미크론 변이 클러스터(집단 감염)가 5개 이상 확인된 상태여서 실제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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