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 핵탄두 수십발 싣는 미 핵잠 떴다…"북·중에 메시지" 분석

입력 2022-01-17 15:16   수정 2022-01-18 11:05

괌에 핵탄두 수십발 싣는 미 핵잠 떴다…"북·중에 메시지" 분석
SLBM 20기 싣고 두달 이상 잠행…비대칭 '최강전력' 과시한듯
역대 두번째 기항…"핵 100발 문턱에 와도 모르거나 대응 불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 해군의 최강 전력 중 하나로 꼽히는 '오하이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지난 15일 괌의 한 항구에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뿐 아니라 패권 경쟁 상대국인 중국에 보란 듯 '비대칭 전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이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USS 네바다'(SSBN-733)가 지난 15일 괌 아르파 항구에 도착했다고 미 해군이 공식 발표했다.
해군은 공식 보도자료로 네바다호의 괌 기항한 사실을 공개하고 사진도 배포했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괌에 정박한 것은 2016년 이후 약 6년 만이고, 역대 2번째다.
통상 핵 추진 잠수함의 작전지역은 극비로 취급된다. 모항인 워싱턴주 방고르항 외부 작전 지역이 공개되는 사례도 드문데, 사진까지 공개된 것은 더 이례적이다.
미 해군은 잠수함의 정박 사진을 공개하면서 오하이오급 잠수함의 성능을 소개하는 '팩트 박스'도 첨부했다. 첨부된 내용을 보면 미 해군은 해당 잠수함에 대해 "잠행과 정확한 핵탄두 '배달'을 목적으로 특별히 설계됐다"고 과시하고 있다.
또한 이 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20발까지 실을 수 있으며, SLBM마다 여러 발의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이 잠수함의 별명은 폭격을 뜻하는 '부머'(Boomer)로도 불린다고 한다.
이 잠수함의 주력 무기는 최대 사정거리가 1만2천㎞에 달하는 트라이던트Ⅱ D5 미사일이다. 한 발에 핵탄두를 최대 14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잠수함은 또한 연료 교체 없이 바다에서 통상 77일을 보낸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핵 추진 잠수함은 승조원 보급만 가능하다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더 오랜 기간 잠수할 수도 있다.
이 지역에서 최근 중국이 대만과 총부리를 겨누고 있고, 북한이 연일 미사일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무력 도발을 하는 상황이어서 미군이 잠수함 전력을 과시하고 나선 데에는 동맹을 격려하는 것 외에도 분명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어디서든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은 중국이나 북한이 보유하지 못한 전력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 해군 잠수함장 출신인 토머스 슈거트 뉴아메리칸안보센터 연구위원은 CNN에 "의도했든 아니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우리가 핵탄두 100여 발을 문턱까지 갖다 놔도, 눈치도 못 챌 뿐 아니라, 알아도 뭘 어쩌지 못할 거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한 "상대방은 그럴 능력이 당장 없을뿐더러 한동안은 그 능력을 갖추지 못할 거라는 뜻도 있다"고 슈거트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이 잠수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실전 배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중국도 탄도미사일 발사용 잠수함을 6척 보유했지만, 미 해군의 전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중국이 개발한 094형 핵추진 잠수함은 수중 작전 시 소음이 미군 잠수함보다 2배는 커 잠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분석이다.
미 해군은 이번 잠수함 기항에 대해 "미국과 이 지역 동맹국 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주고, 미국의 위력·유연성·철저한 준비성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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