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 거리 UAE 아부다비 타격…"기술적으로 놀라운 일 아니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가 예멘 반군(자칭 안사룰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의 드론 개발·운영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에 따른 위협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인근 국영 석유 시설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아부다비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소형 비행 물체 부품들을 발견했다"면서 "무장 드론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예멘 반군은 이날 공격이 자신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UAE 정부도 예멘 반군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반군의 드론 운영 거점인 사나 공항이나 북부 사다하에서 무인기가 출격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다하에서 아부다비까지의 거리는 약 1천360㎞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의 UAE 공격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루프 사만 싱가포르 국립대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그간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전례를 고려하면 UAE 본토 타격은 기술적으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예멘 반군은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내전에서 아랍 동맹군을 이끄는 사우디 본토를 지속해서 공격해왔다.
반군 거점인 사다하에서 사우디 수도 리야드까지의 거리는 900㎞가량이다.
아부다비 국제공항이 공격받은 17일 사우디 군 당국은 리야드 인근 상공에서 드론 8대를 격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2019년 예멘 반군은 이에 사용된 무인기의 기종과 성능을 구체적으로 밝힌 전례가 있다.
반군은 자체 설계·제작한 3세대 무인기들을 공개했다. 이중 '삼마드-3' 기종은 작전 반경이 1천500∼1천700㎞에 달한다고 반군은 주장했다.
당시 야흐야 사레아 반군 대변인은 "이들 무인기에는 각각 4발의 유도폭탄이 실렸다"라며 "이들 유도폭탄의 탄두는 분열식이어서 어떤 각도로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폭격용 무인기는 전파교란 장치를 갖췄으며,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도록 다른 무인기들이 함께 비행하면서 적의 대공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무력화한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인용해 예멘 반군이 장거리 작전 능력을 갖춘 첨단 무인기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들의 발전하는 드론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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