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결정' 신라젠, 정상화 차질 빚나…"임상은 별개"

입력 2022-01-18 19:01   수정 2022-01-18 21:17

'상장폐지결정' 신라젠, 정상화 차질 빚나…"임상은 별개"
최대주주 변경 등 개선 계획 이행했으나 상폐 결정에 '당혹'
'펙사벡' 임상 진행 중…"상장 폐지와 임상 및 사업 계획은 별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신라젠이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으면서 사업 정상화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라젠은 기심위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상장 폐지와 사업 계획은 별개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신라젠의 상장 폐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앞으로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 폐지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수 있다.

신라젠은 이의 신청 후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며, 기심위 결정과 무관하게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활동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자본금을 충분히 조달했기 때문에 항암제 '펙사벡'의 신장암 및 흑색종 임상은 원래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라젠은 펙사벡의 신장암 임상 2상과 흑색종 임상 1b·2상을 각각 수행하고 있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2019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간암 임상 3상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으나 회사는 다른 암에 대한 임상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신라젠은 신장암 임상은 미국의 바이오 기업 리제네론과, 흑색종 임상은 중국의 리스팜과 협력해서 하고 있다. 이 중 흑색종 임상은 최근 중국에서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이밖에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SJ-600'의 연구개발(R&D)도 지속할 계획이다. 신라젠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다. 이날 거래소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등 계속 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라젠은 자본금 조달도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거래소 관계자가 이날 상장폐지 결정 이유 중 하나로 "신약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이후 1천억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로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추가와 자본금 확대는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섣부르게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다만 신라젠은 거래 재개를 희망하던 주주들의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신라젠의 소액주주 수는 주주 명부가 폐쇄된 2020년 말 기준 17만4천186명으로 보유 주식의 지분율은 92.60%에 이른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 정지 직전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천666억원이었다. 거래소는 2021년 11월말까지 1년간을 개선기간으로 정하고 지난달 21일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회사로부터 제출받은 후 심사를 진행했다.
신라젠은 거래소가 요구한 최대주주 변경 등을 완료했으나 기심위의 상장 폐지 결정을 피하지는 못했다. 현재 신라젠의 최대주주는 엠투엔으로, 지분 18.23%를 보유하고 있다.
엠투엔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회장이 이끌고 있다. 서 회장은 엠투엔 외에도 국내 대표적인 대부업체 리드코프를 보유하고 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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