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향해 독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선거의 당내 잠재 경쟁자를 향해 벌써 거친 독설을 날리며 견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멍청하고 배짱 없는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로 플로리다주지사에 당선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난하는 등 공격에 나서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공화당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둘이 짝을 이뤄 차기 대선에 나설 경우 드림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기반으로 인기가 상승했는데도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선 가능성을 내비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에 거슬리는 경쟁자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2024년 당내 경선 얘기만 나오면 드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공세를 폈다.
한 소식통은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드샌티스 주지사가 카리스마가 없고 멍청하다고 한다"며 "그는 2024년 대선을 말하다 대화 중간에 그런 식으로 드샌티스 주지사에게 한 방 날리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 추가접종(부스터샷) 여부를 밝히기를 꺼리는 정치인을 향해 '배짱이 없다'고 비난했다. 드샌티스 주지사가 지난달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이에 대한 대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극우 세력은 트럼프 퇴임 후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통제에 힘쓰는 것에 맞서 백신·마스크를 거부하는 식으로 저항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과 적절히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오히려 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했다가 극우 세력에게 야유를 받기도 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 상황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 기회로 삼아 자신의 인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그는 공화당 내 우파에 호소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전략을 모방해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도입하려던 백신과 직장·학교 내 마스크 의무화를 가로막았고, 플로리다주에서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공화당 내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전까지는 드샌티스 주지사와 대결 구도에 무관심한 척했었다. 작년 10월에는 "그와 대결하게 된다면 다른 모든 사람을 이긴 것처럼 그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드샌티스 주지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공격 강도도 세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의 출마를 둘러싼 의심을 없애버리려는 듯 "2024년 우리는 백악관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에 '훌륭한 젊은 지도자이자 미국을 사랑하는 진정한 투사'라고 칭찬했던 드샌티스 주지사를 이제 배은망덕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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