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후각 유전자 주변 변이 있으면 미각·후각 상실 11%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미각이나 후각을 잃을 위험을 10% 이상 높이는 유전적 요인을 찾아냈다.
미국 매체 더힐은 18일(현지시간) 유전체 분석기업 23앤드미(23andMe) 애덤 오턴 박사팀이 인간 유전체에서 후각 유전자 2개가 있는 특정 위치에 변이가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후각이나 미각을 잃을 위험이 11%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후각이나 미각 상실은 코로나19 환자에게 널리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사람 모두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며,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메커니즘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미국과 영국 거주자 6만9천841명(남성 37%, 여성 63%)에게 수집한 온라인 설문조사 자료를 이용, 광범위하게 유전자 연관성을 연구했다.
참여자 중 68%인 4만7천298명이 후각 또는 미각 상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분석결과 후각 관련 유전자인 'UGT2A1'와 'UGT2A2' 근처에 일련의 변이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며 후각 또는 미각을 상실할 가능성이 변이가 없는 사람들보다 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유전자는 모두 코 안쪽의 세포에서 발현되는 효소의 암호가 담긴 유전자로, 후각 감지에 관여하는 수용체에 결합하는 냄새 물질을 제거하는 작용에 관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후각 또는 미각 상실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면서도 연구가 지닌 한계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 표본이 크지만 모두 미국과 영국 거주자여서 인종적으로 유럽계 조상을 둔 사람에게 편향됐고 후각과 미각 상실 증상을 통합해 조사했기 때문에 각 증상의 요인도 분리해 살펴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후각과 미각 상실 증상을 구분하는 연구도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처럼 환자가 스스로 보고한 증상에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임상적 증상을 토대로 한 연구 또한 (후각과 미각 상실 요인을 밝히는데)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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