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원부국인 GCC와의 FTA 체결시 코로나19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안정된 공급망 구축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9일 참고자료를 통해 GCC는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대상국이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로, 한국의 대(對)중동 교역에서 이 나라들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또한 GCC는 인구 5천885만명,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 2만4천달러, 14세 이하 인구비중 26.1% 등의 수치를 볼 때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우디 공식 방문을 계기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그간 중단됐던 한-GCC FTA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한-GCC FTA는 2007년 협상이 시작된 뒤 2009년까지 양측 간에 3차례 공식협상이 진행됐으나 2010년 1월 GCC측이 정책 재검토를 사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후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12년 만에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산업부는 FTA 체결시 전반적인 상품과 서비스 교역 증가 외에 안정된 공급망 구축을 포함해 다방면에서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한국과 GCC간의 교역액은 466억달러(약 55조5천억원)이며 대(對) GCC 무역수지는 약 287억달러 적자다.
한국의 주요 수입품은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등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량의 68.7%를 GCC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자원 부국인 GCC와의 협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전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안정된 공급망 구축이라는 효과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여 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무역이 큰 타격을 입은 현 시점에서 한·GCC FTA 재개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한국과 GCC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GCC 국가들이 제조업 육성 노력 등을 기울이는 상황이어서 FTA를 체결할 경우 기존의 에너지 위주 투자 협력을 넘어 한국의 첨단 제조산업 경험을 토대로 의료·보건·스마트팜 등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에서 투자 협력이 기대된다.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와 관련된 녹색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예상된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양국은 이날 협상 범위와 시기 등을 담은 협상세칙에 서명했으며 가능한 빠른 기간 내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1분기 중 1차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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